머리말 — 치아 옆면이 패였을 때 왜 치료하자고 할까요
치아의 옆면이 패이면 보통 시린 증상으로 내원하십니다. 찬물을 마실 때 시리거나 양치할 때 시리다는 표현을 가장 자주 접하고, 시린 정도는 천차만별입니다.
이렇게 치아의 옆면이 패였을 때 증상이 없으면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실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는 패여나간 부분을 채워주는 게 좋습니다.
채우는 게 왜 필요한지, 어떻게 채우는지, 더 나아가 왜 패이는지까지 설명드리는 것이 이번 칼럼의 목표입니다. 이 글이 자칫 외면할 수도 있는 치아 패임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장. 치아 옆면이 패인다는 것, 치경부 마모증
치아는 잇몸 위로 드러난 부분과 잇몸에 묻힌 뿌리로 나뉩니다. 그 경계가 치경부입니다. 치아에서 가장 가늘어지는 자리이고, 겉을 덮은 법랑질도 여기서 가장 얇아집니다.
- 법랑질 — 단단한 바깥층. 닳아 없어진 부분은 다시 자라지 않습니다.
- 상아질 — 치아 대부분을 이루는 무른 층. 미세한 관(상아세관)이 있습니다.
- 치수 — 치아 안쪽의 신경과 혈관으로, 통증을 느끼는 곳입니다.
상아질이 패이면 관의 입구가 열립니다. 찬 것이 닿아 관 속 액체가 움직이면, 신경은 그 움직임을 통증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러니까 시린 것은 신경이 약해진 것이 아닙니다. 신경으로 가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전체 연구 집단의 치경부 패임 유병률은 46.7%였으며, 30세 초과 집단에서는 53%였습니다. 나이가 많은 집단에서 더 흔하게 관찰됐습니다. 24편·14,628명을 분석한 결과이며, 연구별 유병률은 9.1~93%로 조사 기준과 대상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패였다고 모두 시린 것도 아닙니다. 뚜렷하게 패였는데 아무 느낌이 없는 분이 있고, 얕은데도 찬물을 못 드시는 분이 있습니다.
2장. 무엇이 치아 옆면을 깎아 내는가
생활 마모, 산 부식, 그리고 씹는 힘을 함께 살펴봅니다.
- 생활 마모 — 강한 칫솔질 등 반복되는 마찰
- 산 부식 — 산성 음료가 치아 표면을 무르게 함
- 씹는 힘 — 반복되는 힘과 패임의 연관성 연구 중
산으로 무른 상태에서 칫솔이 닿으면 같은 힘으로도 더 깎일 수 있습니다. 칫솔모가 빨리 벌어진다면 누르는 힘도 살펴보십시오.
씹는 힘은 조금 다릅니다. 2013년 문헌고찰에서는 연관 근거가 부족했지만, 이후 25년 추적 연구에서는 교합 마모·간섭과의 연관성이 관찰됐습니다. 원인으로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저는 그래서 씹는 힘을 원인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셋 중 줄일 수 있는 것부터 줄이자고 말씀드립니다. 칫솔 힘과 산은 오늘부터 줄일 수 있습니다.
3장. 지켜봐도 되는 경우와 손대야 하는 경우
패임이 보이면 곧바로 메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판단은 깊이 하나로 하지 않고, 증상과 지난번에 비해 달라진 점을 함께 봅니다.
법랑질 범위 → 상아질 침범 → 더 깊은 상아질의 침범 및 치수 근접. 깊이의 차이를 보여주는 개념도이며, 모든 병소가 같은 순서로 진행하지는 않습니다.
- 얕고, 증상·변화가 적다면 — 기록을 남기며 경과 관찰
- 시림이 지속되거나 패임이 진행하면 — 증상 조절과 레진 수복 검토
- 신경·치아 강도에 영향이 있다면 — 추가 검사 후 치료 범위 결정
깊은 병소에서는 치수와 남은 치아 상태에 따라 신경치료나 씌우는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사진을 남기면, 다음 검진에서 비교할 수 있습니다
저는 얕고 증상이 없는 패임은 대체로 경과를 먼저 봅니다. 대신 사진을 남깁니다. 반년이나 1년 뒤에 나란히 놓고 보면 진행 여부가 드러납니다. 기억으로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같은 부위와 비슷한 각도로 남겨야 비교하기 쉽습니다.
지켜본다는 말이 그냥 둔다는 뜻은 아닙니다. 원인이 남아 있으면 패임은 진행하고, 법랑질은 다시 자라지 않습니다. 되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이 지켜보기와 방치를 가릅니다.
4장. 레진으로 메우면 어떻게 되나
패인 자리에 레진을 채워 원래 모양에 가깝게 되돌립니다. 치아 색이 나는 재료이고, 깎아 내는 양이 적어 치경부에 많이 씁니다.
패인 자리는 표면이 패여 자극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메운 자리는 열린 상아세관 입구를 덮고 패인 모양을 보완합니다.
레진은 패임을 만든 힘을 없애 주지 않습니다. 원인이 남으면 주변 치아가 다시 깎이고, 재료도 닳거나 경계에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8년 뒤 레진의 생존율
통상형 레진 98%, 유동형 레진 82%. 19명·90개 병소를 대상으로 한 연구입니다. 생존율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고, 재료의 마모 정도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 칫솔 힘 — 부드러운 칫솔모로 힘주지 않고 닦기
- 산성 음료 — 마신 뒤에는 물로 헹구기
- 이 악물기 — 편안할 때는 위아래 치아 떼기
- 남길 것, 기록 — 검진 때마다 같은 자리를 찍어 두면 그 기록이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그래서 메우는 것과 원인을 줄이는 것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일이 아닙니다. 함께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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